방학만 기다리던 나, 학교가 즐거워지다

2018. 3. 14

박종서 / 대구 화남초등학교 교사

『 곁에서 보면 힘들어 보이는 작업도 본인이 좋아서 하고 있으면 즐거운 일이 됩니다.
누군가에게서 물려받은 가치관으로 살아가니까 지겹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의 평가에 신경 쓰니까 괴롭다고 느낍니다. 보다 많은, 보다 큰 먹이를 사냥하려고 늑대가 몸을 단련한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사자가 특훈을 한다는 소리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행복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은 좀 이상하지 않아?
돼지가 꽃을 보고…”너, 노력하고 있니?” 하고 묻습니다. 꽃은 아무 말이 없습니다.
– 아무 일도 아니야(고이즈미 요시히로 작) 중에서 – 』

 

‘어떻게 하면 제대로 살아볼 수 있을까?’


선생님의 고민을 명상으로 해결하다

참 무던히도 많이 노력하고 살았습니다.
누가요? 바로 제가 그랬습니다. 저를 아는 몇몇 분들은 아마 절대로 동의하지 못하시겠지만 저는 참 행복하게 살기 위해 열심히 살았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너 행복하니?’ 라고 묻는다면 주저함 없이 ‘응! 나는 참 행복해!’라고 말할 수 있도록 준비된 사람이었습니다. 운동도 하고 술도 마시고 여행도 가고 학급운영도 열심히 하고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도 보내며 살았지요.
하지만 항상 마음 한구석에는 이유 모를 허전함이 존재했고, 또 이 행복이 깨어지면 어떡하나 두려움도 많았습니다. 그런 이유일까요? 저라는 사람은 못하는 것과 하기 싫은 것은 피하려고 하고 마음 넓은 척, 긍정적인 척 하면서 마음에 다 쌓아두던 사람이었습니다.

지금에 와서 되돌아보면 이제껏 살아오면서 행복이라는 것을 항상 내 밖에서 찾으려고만 했던 것 같습니다. 또 그것이 당연한 것이고 어쩔 수 없다고 여겼지요. 무언가를 해야, 인정을 받아야, 돈을 벌어야만 마땅히 행복했습니다. 반대로 무언가를 못하면 참 쓸쓸했고, 인정을 받지 못하면 화가 났고, 돈이 없으면 불행했습니다. 가만히 돌아보면 매 순간 그렇지 않은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행복해지는 법, 명상


초등학교 선생님의 명상일기

하지만 이제 저는 참 다행스럽게도 가만히 있어도 행복해지는 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단한 일 아닌가요? 뭘 하지 않아도 행복해질 수 있다니 말입니다. 저는 그 방법을 마음수련 명상에서 찾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머니의 추천으로 속는 셈치고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결혼 후에 아내와의 불화가 심해져 인생 될 대로 되라며 다 포기하고 싶었던 때였습니다.
하지만 마음수련은 마치 쓰나미처럼 덮쳐와 내 인생을 반전시키고 그 지옥 속에서 나를 쑤욱~ 건져내 주었습니다. 불과 일주일간의 명상을 마치고 나서 한 공간에서 숨쉬는 것조차 짜증났던 아내를 향해 환하게 웃을 수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기적이었습니다.

 

해결되지 않던 문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생기다


아이들과 상담하는 박종서 선생님

명상을 하면서 과연 나는 어떤 사람인가 끊임없이 돌아보았습니다. 평소 나를 힘들게 했던 주위 사람들에 대한 원망과 집착을 버려나갔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늘 남을 탓하던 내가 내 탓을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고 남과 비교하던 내가 남과 함께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명상은 단기간에 원래 내가 가지고 있던 관념을 완전히 새롭게 바꾸어 주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해결되지 않는 고질적인 문제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시각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더불어 내가 있는 곳에서 벌어졌던, 해결하려고 그렇게도 노력했던 크고 작은 온갖 불행한 일들이 기적처럼 매우 빠른 속도로 회복되었습니다.

가장 좋았던 것 중 하나는 살면서 항상 궁금했지만 답을 찾기를 포기한 것에 대한 해답을 얻은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이 어디에서 와서 어떻게 살다가 어디로 가는지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답을 알게 된 것입니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어느 순간 스스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해 이해를 하니 마음이 참으로 여유롭고 평화로워 졌습니다. 이제와 되돌아보면 예전에 항상 행복을 좇아 살 때 느꼈던 왠지 모를 허무함의 정체가 바로 이것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의 관계도 가족관계도 물 흐르듯이


아이들과 관계 고민 끝

내가 편안하고 행복해지니까 마치 선물처럼 나와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가족들, 그리고 교실의 학생들이 더불어서 편안하고 행복해지더군요.
저는 선생님이지만 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학교 다니는 것을 좋아했던 적이 없었습니다. 특히 선생님이 되었을 때는 개학하는 그 날부터 방학만 손꼽아 기다렸습니다만 지금은 저를 쳐다보며 웃고 장난치고 말 안 듣는 저 학생들이 참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열 번을 말해도 고쳐지지 않는 행동에 대해 열한 번째 말 할 수 있는 인내가 생겼습니다. (물론 열두 번째는 화를 낼지도 모릅니다^^) 미운 학생에게는 칭찬하기가 생선 가시 삼키는 것보다 힘들었는데 이제는 예쁘고 칭찬할 점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이들이 준 편지 고맙습니다
 
아내의 입장도 처음으로 알게되었습니다. 그동안은 아내를 원망하고 미워하는 그 마음이 그나마 나를 지탱해주는 힘이라고 믿었었는데, 일주일간 자기를 돌아보면서 그 마음이 향하는 칼끝은 바로 나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동안 내 독설을 참으며 애 둘을 키워왔을 아내가 참 감사하고 미안하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마음수련 명상이 아니었으면 단언컨대 죽을 때까지 절대로 몰랐을 겁니다.

마음수련을 시작한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은 매일 매일 더 많이 감사한 일뿐입니다. 당연한 듯 누렸던 밤에 덮는 따뜻한 이불이 참 감사하고, 콸콸 나오는 수돗물이 참 감사하고 저를 믿고 아이를 맡겨주시는 학부모님들이 감사합니다. 매사 감사할 일이 많으니 모든 것이 거저 생기는 복인 것 같고 가만히 있어도 행복한 일 투성입니다.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참 어렵습니다만 “스트레스 없는 삶, 그게 진짜 된다.”라고 적고 싶네요.

학교 현장에서 누구보다 최선을 다하고 계시는 선생님! 누구보다 선생님들 하나하나의 마음이 행복해져서 대한민국 모두가 행복해지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대한민국 선생님 모두들 화이팅!
 
행복한 학교생활을 만들어준 마음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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